2008. 5. 4. 15:32

별자리별 바람기

바람둥이의 별 아래 태어난 세가지 별자리.

사람은 두가지 타입이 있다. 흔들리는 타입과 안흔들리는타입. 흔들리는 타입은 다시 양다리를 걸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나뉜다. 흔들리는 것만 해도 가슴을 송곳으로 후벼 파는 것 같은데, 양다리까지 걸친다고?

후환이 조금 두렵긴 하지만, 이 최악의 별자리를 공개하면 쌍둥이자리, 천칭자리, 물병자리다. 하지만 상대의 별자리가 여기 속한다고 해서 바로 현행범으로 취급해 "넌 아웃이야!" 하고 결별을 통보하지는 말기를. 감기 바이러스에 옮았다고 다 독감으로 발전하지는 않는 것처럼 바람둥이의 별 아래 태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그게 중증으로 발전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이 세 별자리를 대하는 기본 요령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평소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것.
두번째, 집착하는 태도를 보이지 말 것.
세번째, 여차히면 애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저스트 프렌드를 최소 한 명 이상 가질것.

세번째를 확보하면 두번째를 해내기도 그만큼 쉬워진다. 쌍동이자리와 천칭자리 애인이라면 세번째 항목에 좀 더 비중을 두는 것이 좋고, 물병자리 애인이라면 첫번째를 잘 해내는 것이 매력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지름길이다. 물병자리는 독립적이고 지성적인 이성에게 끌리기 때문이다.


쉽게 사랑에 빠지는 네 가지 별자리.

이번에는 흔들리기는 하지만 양다리를 걸치지는 않는 별자리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양다리를 걸치지 않는다는 점은 언뜻 보기에 그나마 다행이지만, 당하는 사람으로서는 더 고통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상대방이 선택하는 사람이 내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자리, 사자자리, 궁수자리, 물고기자리가 여기에 해당된다. 양자리는 익숙한 대상에게 쉽게 지겨워하기 때문이고, 사자자리와 궁수자리는 오는 여자를 마다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물고기자리는 쉽게 사랑에 빠지기 때문이다.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짧은 말로 주의를 주는 한편, 자신의 매력을 새롭게 부각시켜 스스로 다른 관계를 정리하도록 유도할 것.


안흔들리다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다섯가지 별자리

이제 우리의 마지막 희망, 안흔들리는 별자리들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다. 세상이 안 무너지고 유지되는 건 이렇게 지킬 것은 지킬 줄 아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다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지 전혀 안 흔들린다는 것은 아니니까. 한번 흔들리면 강도가 세서 걷잡기 어려운데다 믿었던 사람이 그러니 충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면면을 공개하면 전갈자리, 처녀자리, 염소자리, 황소자리, 게자리다. 이 순서는 견고함의 순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갈자리는 12가지 별자리 가운데 가장 안 흔들리고, 대신에 흔들렸다 하면 가장 수습이 안되는 타입니다. 그러니 전갈자리 애인이 변심을 선언하면 그것이 진심인지만 확인하고 절대로, 절대로, 붙잡지 말 것. 전갈자리는 아니다 싶으면 청첩장을 찍어놓고도 돌아서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처녀자리부터는 다시 사랑으로 유턴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상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린다. 두번째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물건을 마련한다.

염소자리는 고전적인 전략이 유효하다. 상대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는 것은 어떨까. 물론 정성껏 쓴 편지도 동봉하는 것이다. 그러면 염소자리는 이미 나의 올가미에 완전히 걸려들었음을 순순히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황소자리에게는 익숙하고 편안한 존재에 대한 고마움을 자극하는 게 좋다. 끝으로 게자리는 앞서 이야기한 두가지를 강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김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