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5. 07:59

그의 마음을 꿰뜷어보는 12개의 리트머스 시험지

애당초 이런 고민이 생긴 게 다 처녀자리와 천칭자리 탓이다. 처녀자리와 천칭자리가 상대방을 오죽 헷갈리게 만들면 사람들이 애꿎은 꽃잎을 따가며 "사랑한다, 사랑하지않는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해가며 사랑의 행방을 묻겠느냐 말이다. 


처녀자리, 이들은 한마디로 깐깐하고 빡빢해서 사리분별은 밝고 사회생활은 착실할 망정 연애상대로는 좀 까다로운 타입들이다. 아침 일찍 도서관 가서 자리 맡아주고 온종일 옆자리에 앉아 커피 심부름하고 이제야 집에 돌아가며 분위기한번 잡아보려는데 "우리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가서 다시 만나자"이런 초치는 소리를 하는 헛똑똑이 여학생같다. 아니,내가 저를 얼마나 좋아하는줄 알면서, 저도 내가 좋다면서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는 말이다. 이럴때 사람들은 애꿎은 꽃잎이나 나무 이파리를 작살 내게 되는가 보다. 쯧쯧, 걔들이 뭘 안다고,차라리 별에다 길을 묻자.


그 헛똑똑이 여학생 얘기를 좀더 하자. (원래 처녀자리들은 좀 헛똑똑이 같은 구석이 있다.)  그렇다고 이 헛똑똑이 여학생이 남학생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긴 곤란하다. 좀 더 정황조사(?)가 필요한데, 만약 위와같은 소리를 하면서도 때 맞춰 밥같이 먹자고 챙기고, 생일날 잊지않고 선물하고, 소원했다 싶으면 먼저 전화도 하고 그런다면, 거기엔 모종의 사랑이 작동하고 있다고 보아야한다. 처녀자리들은 사랑도 적정량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공익근무요원"같다고 할까.


그러니 기분이야 이게 사랑인가 싶고 덜 먹은거 같이 허전하겠지만 그렇다고 처녀자리에게 "너,나사랑하는거 맞아?" 하고 몰아세우진마라. 그렇게 물어보면 그들은 십중팔구 "니가 말하는 그런거 잘 모르겠어,아마 사랑이 아닌가봐"하며 도망갈 것이다. 처녀자리에게 눈먼 열정이나 취한 감수성을 기대하지 마라. 사랑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않는다면 처녀자리에겐 그게 사랑이다.


그럼 천칭자리의 문제는 무엇인가. 천칭자리는 애교와 매력을 타고난 사람들이라 애인에게 정서적인 만족감을 안겨주는 데에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다는 점이다. 왜그리 아는 오빠도 많고 아는 동생도 많은지, 게다가 어쩌면 그렇게 아무에게나 상냥하고 나긋나긋한지...여러 사람 헷갈리게 하기 딱 좋은 타입이다. 그러니 먼저 천칭자리 애인을 나무라기 전에 자신의 감정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애인의 풍부한 사교성을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 말이다.


그 점에 대해 스스로 열린 태도를 가질 수 있다면 천칭자리는 분명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바지 뒷주머니에서 와인글라스를 꺼내 샴페인을 따라주는 타입의 애인이 되어줄 것이다. 아 그런데 그(또는 그녀)가 나를 진짜 사랑하기는 하는지 의심스러울 땐 어떻게 하느냐고? 그럴땐 가장 멋지고 재미있는 모임에 누구와 함께 가는지를 보면된다. 그게 여전히 나라면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다른사람이 끼어들기 시작했다면 짧고 인상적인 말로 주의를 주는것이 좋다.당신을 잡고 싶다면 반응이 올 것이다.


진짜로 헷갈리게 만드는 두 별자리를 처리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이제 2위 그룹을 소개하겠다. 이 그룹의 이름은 "사랑한다고 말해도 믿을수 없는 사람들"이다. 쌍둥이자리, 물고기자리, 그리고 사수자리가 여기 속한다. 이들의 문제는 한시도 가만히 있을수가 없다는 점이다. "사랑하냐?"고 물어 보면 대답은 잘한다. 하지만 그 말을 믿기에 이들은 움직임의 진폭이 너무 크다. 쌍둥이 자리는 생각의 동요가 심하다. 그래서 쌍둥이 자리는 아무에게나 흥미를 느끼고 ,물고기 자리는 감정의 동요가 심하고, 사수자리는 열정의 동요가 심하다. 그래서 쌍둥이자리는 아무에게나 흥미를 느끼고, 물고기자리는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고, 사수자리는 낯선 대륙을 여행하듯 익숙한 애인이 아니라 낯선 타인의 마음을 여행하고 싶어한다.


아, 이럴땐 어떤 리트머스 시험지를 사용하면 좋을까? 쌍둥이자리는 누구에게 가장 자주 또는 가장 오래 전화하는지를 보면된다. 그게 나라면 파란불 , 다른 사람이라면 빨간 불이다. 사수자리는 정말심플하다. 그저 질문을 잘 하면 된다.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마주보고 가능한한 편안한 태도로,물어보라. "솔직히 말해줘. 너 나 사랑하니?" 솔직함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는 사수자리는 있는 그대로말해 줄것이다. 그러니 오히려 문제는 당신의 용기가 되지 않을까? 물고기자리로 가면 테스트 방법이 좀 초현실적이 된다.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보라. 당신이 뜨겁다면 그도 뜨거울 것이고 ,당신이 시들해졌다면 그도 시들해졌을것이다. 물고기자리는 상대방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는다.


3위그룸으로 넘어가자. 이 그룹의 이름은 "해도 안하는거 같은 사람들"이다. 물병자리와 염소자리가 여기 속한다. 둘 다 다정함이 부족한 타입들인데 물병자리는 애인보다 친구를 더 좋아하는거 같다는게 문제고, 염소자리는 "사랑하는거 알았으니까 우리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할게"톤의 사람이라는게 문제가 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한번 노선을 정하면 웬만해서 노선을 바꾸는법도 없는데다가 설사 노선을 바꿔도 성격상 자진 신고를 하는 사람들이니, 공연히 속썩을 필요는 없다. 문제라면 무한한 존경심을 가지지 않는한 그 지루함을 견디기 어렵다는게 문제가 아닐까. 당신의 염소자리 애인이 일이건 공부건 열심히 하고있다면, 물병자리 애인이 친구들과 만날때 당신을 꼭 데리고 나간다면 사랑이 탈없이 무르익어 가고있다는 증거니 염려 붙을어 매시라.

여기까지 애인을 헷갈리게 만드는 7개의 별자리 이야기였다.

등수를 매겨보면  천칭자리>처녀자리>쌍둥이자리>물고기자리>사수자리>물병자리>염소자리 순이다.

그럼 사람을 별로 안 헷갈리게 하는 별자리들을 진단하는 (과연 그런게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이왕한거니까) 리트머스시험지도 마저 발표해 보겠다.

먼저 자기가 먼저 소문내고 다니는 타입들이 있다. 사자자리와 양자리다. 자기가 먼저 소문내고 다니는 판인데 헷갈리고 자시고 할게 뭐가 있겠는가.하지만 만약 사자자리나 양자리를 사귀고 있는데 "일단 남들에게는 비밀로 하자"고 나온나면 그 때야말로 심각하게 주의를 요한다.그들은 지금 달아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행동의 심리적인 메커니즘을 좀 설명하면 사자자리는 만인 앞에 (그의 무의식적인 기분을 그대로 전달하자면 "만백성 앞에") 자신의 사랑을 공표하려는 것이고, 양자리는 세상의 숱한 경쟁자들 앞에 자신이 이미 고지를 점령했음을 , 따라서 "Game over"임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다.

이제 남은건 게자리,전갈자리,황소자리다. 이 별자리는 적어도 애인을 헷갈리게 만들거나 그러진 않는다. 먼저 게자리는 사랑이 너무 많은 사람들이다. 가끔은 정신을 차릴수 없을 정도로 상대방을 달콤하게 만드는데, 당신이 만약 물병자리나 천칭자리,쌍둥이자리 같이 쿨한 취향의 사람이라면 조금 난처한 기분이 될수도 있다(이건 안 당해보면 모른다). 테스트도 쉽다. 사랑에 빠진 게자리가 가장 먼저 하고 싶어하는 일은 상대에게 밥을 사주는 일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근사한 식당이나 패셔너블한 메뉴가 아니라는 점. 게자리는 허기를 꼭 채워줄 영양가 많고 든든한 밥을 먹이고 싶어한다.지금 당신에게 그렇게 하고 있다면? 안심해도 좋다. 그는 당신을 사랑한다.

전갈자리는 사랑을 감추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갖고 있는 감정이 너무 크기 떄문에 말끔하게 감춰지지못하고 역설적으로 표현되고 만다. 전갈자리는 비난하고,조롱하고,꼬집고,머리통을 쥐어박는다. 세상에나...하지만 그들에겐 그게 사랑이다. 게다가 하늘을 찌르는 질투심은 또 어떻고.(이런말 하긴 미안하지만...) 만약 그가 유난히 당신을 괴롭히고 있다면 그건 당신을 유난히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다.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정은 "미운정"이랬다.

황소자리의 사랑을 받는 일은 참 기쁘다. 그의 사랑은 지갑이 열리는 횟수 그리고 강도와 비례한다.진짜 사랑은 지갑이 열리면서 시작되고 신용카드를 맡길수 있게 무르익는다. 내 생각도 그렇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그 사람이 지금 나를 사랑하는지 안 사랑하는지는 잘 생각해보면 누구나 알수있는 일인 것 같다. 왜냐면 사랑하는 사람들은 마치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 같아지기 때문이다.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함께 감염되고 다운되면 함께 다운된다. 그러니까 가장 세련된 사랑고백은 어쩌면 이게 아닐까. "너,나 좋아하지? 너, 나 굉장히 좋아하나 보다.아니면 내 가슴이 이렇게 뛰겠니?"


<김은하 -페이퍼-별자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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