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 16:39

12별자리의 끝내주는 kiss

* 이번 달 주제는 “별자리로 보는 키스의 이론과 실제다. 좀더 길게 써보면 ”열 두 별자리는 각각 어떻게 키스를 하며,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키스에 도달할 수 있는가?“정도가 될 것이다. 이 주제는 필자가  흥에 겨워 마련한 나름대로는 ”송년 특집“인 셈이다. 이 특집에는 두 가지 기특한 뜻이 담겨있다. 하나에는 발렌타인 데이, 생일, 그리고 xxx기념일 마저 그냥 넘기고 만 비운의 커플에게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에 편승(!)하여 마지막 남은 찬스를 살려보라는 뜻이 담겨있고, 다른  하나에는 키스의 황홀경을 이미 체험한 커플들에게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새로운 점입가경을 향해 분투할 것을 촉구하는 뜻이 담겨있다.


물론 키스하는 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해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내며 나누는 키스의 의미는 각별하다. 이제껏 우리가 같이 보낸 시간을 기념하는 것이자, 앞으로 우리가 보낼 시간을 향해 새끼손가락을 거는 것이니까. 거기엔 단순한 달콤함만이 아인 일종의 신성함마저 깃들어 있다.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나의 열망을 다독이며 내용의 수위를 끊임없이 자체 검열해 대략 “15금”선을 넘지 않으려고 한다. 상상력을 발휘하면 차마하지 못한 말들까지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 양자리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사람들이다. 할까말까 망설이지 않는다. 심장에서 일어난 생각은 되새김질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행동이 되어 버린다. 빠르고, 즉각적이며 격렬하다. 사나운 폭풍이 한차례 지나간 것 같은 키스.  순식간에 상대의 몸을 세포 하나 하나까지 격정으로 물들이기에 충분한 키스다. 아쉬움이라면, 전쟁통에 철조망 너머로 나누는 키스 같아서, 정열은 좋지만 느긋함이 부족하고 감성적인 교류는 거의 느끼기 어렵다는 점.


양자리 사람은 부디 인내심을 기르고 “키스의 풀 코스”에 도전 해보길. 하지만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근사한 키스의 소유자들이니 고민할 것은 없다.


같은 불의 성좌인 사수자리의 것도 양자리만은 못하지만 무난하게 합격점을 줄만하다. 공통점이라면 둘 다 솔직하고 스스럼없이 표현한다는 것. 하지만 사수자리의 정열은, 양자리가 가진 부담스러울 정도로 강렬한 격정은 아니다. 상대를 딱 기분 좋을 정도로 흥분시키는 키스(양자리는 흥분이 지나쳐 상대를 불안하게 만든다.)마치 줄리아 로버츠나 산드라 블록이 해 줄 것 같은 키스의 패턴이다. 이것의 다른 이름은, 나른한 오후에 꼭 필요한 “자양강장제 키스”다.


흙의 성좌인 황소자리와 염소자리의 것도 꽤 괜찮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두 별자리의 미덕은 인내심이다. 느긋하게, 천천히, 서성거리는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키스, 양자리에 비해 뜨거운 정열은 살짝 밀리지만, 침착함, 정성스러움, 그리고 완벽한 배려는 상대를 감동으로 이끌기에 충분하다. 유일한 충고라면, 나이 어린 염소자리의 경우 빳빳하게 굴지 말고 조금만 유연한 태도를 가지라는 것.  하지만 사랑의 노하우를 마스터한 서른이 넘은 염소자리에게는 아무런 충고도 필요 없겠다.


그리고 키스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삼총사가 있다. 물의 원소를 공통 분모로 가진 게자리, 전갈자리 그리고   물고기자리. 이들은 상대를 지극히 감성적인 충족으로 이끈다. 키스가 단순히 입술과 입술의 부딪힘이 아니라 영혼과 영혼으로 바꾸는 키스. 게자리는 우리가 가진 딱딱한 몸을 반 물질의 마시멜로로 만들며, 전갈자리는 우리를 생각이 정지한 무중력의 무주에 데려다 놓는다. 물고기자리는 그 어둡고 낯선 우주에 사방에서 별을 띄워 올려 수천 개의 보석으로 빛나게 한다. 결코 과장된 수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어주시길... 그리고 우리가 가진 키스의 잠재력을, 우리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다고 무시하지 말기를... 물론 그것은 사랑의 잠재력이라고 바꿔 불러야 더 옳지만...


끝으로 “괜찮은 키스의 소유자”쪽으로 턱걸이한 마지막 별자리가 남았다. 적당히 뜨겁고 적당히 냉랭한, 인생을 세련된 “적당 주의”로 사는 천칭자리는 키스도 꼭 그렇게 한다. 다정하고 섬세하지만 우아함을 망가뜨릴 정도로 도에 지나친 격정을 발휘하는 법이 없다. 키스의 달인이 발휘할 법한 비급(?)의 세계에 대해서는 끝까지 교양 있게 모른 척한다.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영국식 악센트를 구사하는 기네스 팰트로처럼.


*** 이제 “안 괜찮은 쪽”의 별자리들을 이야기 할 차례다. 키스에 서투르다고 해서 죽는 것은 아니니 너무 낙심하거나 절망하지말기를. 솔직히 말해 키스 잘한다고 밥이 나오거나 돈이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이렇게 말하면 앞서 호평한 키스의 달인들은 좀 김이 새겠지만 어쩌랴. 세상이 인정하는 재능의 범위는 좁고도 좁은 것을.)그리고 키스와 관련된 심신의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는 것은, 다른 쪽의 재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어나는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죽 탁월한 장점에서 비롯된 사소한 단점이니 알고 보면 한탄할 일도 아닌 것이다. 이들이 가진 그 탁월한 장점은 쉬지 않고 작동되는 “맹렬한 이성”이다.


쌍둥이자리, 처녀자리 그리고 물병자리가 바로 이  “맹렬한 이성”의 소유자들이다. 이놈의 이성은 쉬는 법도 없고 지치는 법도 없이 맹렬하게 굴러간다. 쌍둥이자리의 머릿속에선 유쾌하게 재잘거리는 라디오 DJ의 목소리가, 처녀자리의 머릿속에선 까다로운 검열관의 잔소리가 쉬지 않고 계속 된다. 물병자리는 한 술 더 뜬다. 그들은 자기의 정체성을 “생각 기계”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그들에게 인간은 “생각의 단위”다.) 그러니 생각의 퓨즈가 끊어지기 전에는 키스에 몰입하기 어렵다. 쌍둥이자리는 제풀에 웃음을 참지 못해서, 처녀자리는 호흡을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하다가, 물병자리는 자기도 모르게 다름 심각한 생각에 몰입해 키스를 중단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것도 임자를 제대로 만나면 “매력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알다시피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으니까. 쌍둥이자리는 키스에 친근하고 다정한 매력을 조금만 더 불어넣는다면, 물병자리는 특유의 견실하고 미더운 동지애를 사랑스럽게 호소한다면 그 나름의 개성 있는 키스의 미학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처녀자리는? 매뉴얼대로 하면 된다! 처녀자리는 무엇이든 공부하듯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니,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하는 한편 교과서만 보지 말고 다양한 시청각 참고서들을 활용한다면 머지않아 키스의 우등생, 나아가 장학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남은 키스에 관한 한 난감한 별자리가 하나 더 있다. 연극 배우나 할 법한 “퍼포먼스 키스”를 애용하는 사자자리다. 이들에 대해선 분석도 생략해버리고 그냥 세 가지 충고만 남기고 싶다. 이대로만 하면 적어도 상대를 황당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1. 입을 맞추는 소리가 대포처럼 커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부모가 애들한테 해줄 때나 나오는 소리다. 2.(남자의 경우)턱수염을 문지르니 말라. 그녀의 신음 소리는 분명 고통을 의미하고 있다.
3.제발 허리를 꺾으려고 들지 말라. 이곳은 무대가 아니며, 우리는 레트 버틀러도 스칼렛 오하라도 아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킬 자신이 없다고 절대로 절대로 키스를 포기하지는 말 것!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키스는 무조건 달콤한 것이니까. 키스는 입술이 아니라 영혼으로 하는 거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김은하-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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